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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에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 - 故 구하라 친오빠 구호인,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송기헌 의원

  • 구분 일반
  • 작성자 법무법인존재
  • 작성일 2023-03-28
  • 조회수 246

▶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 기자회견 전문


구하라법의 입법청원을 대리하게 된 노종언 변호사입니다. 먼저 이 자리를 빌려 구하라법의 취지에 많은 공감을 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께서 저희의 입법 청원 취지에 공감해주셔서 국회국민동의청원 10만 명 달성이라는 성과가 있을 수 있었고 이는 구하라법 취지에 공감하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모두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21대 국회에서도 최우선 입법 과제로써 구하라법의 통과에 헌신하여주기로 약속해주신 서영교 의원님, 송기헌 의원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구하라법이 통과되지 못하여 자동 폐기되었다는 소식에 많은 분께서 놀라고 실망하셨습니다. 저희가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현행 법체계에 따르면 자녀에 대한 양육 의무를 오랫동안 다하지 못한 부모가 있다고 하더라고 자녀가 사고 등으로 부모보다 먼저 사망하면 매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사망 보상금 등을 비롯한 자녀의 재산은 그 자녀를 버린 부모에게 상속됩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근본 원인은 민법 상속결격 사유가 가족을 살해하거나 유언장을 위조하는 등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2010년 천안함의 비극, 2014년 세월호의 비극 등을 비롯하여 많은 사건에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순국 장병과 어린 학생들의 보상금이 그 장병과 학생들을 키운 분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오래전 해당 자녀들을 버렸던 부모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을 우리는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직계존속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하여 상속에서 제외한다면 법적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서 상속 관계에 대한 법적 안정성이 심각하게 저해된다고 합니다. 지금 민법은 유언이나 기여분 제도를 통해서 피상속인의 의사나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 등을 고려할 수 있는 장치를 이미 마련하였기에 헌법에 위반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법적 안정성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자녀 양육에 대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도 자녀의 안타까운 사망으로 인한 재산적 이득만큼은 온전히 가져가는 보편적 정의와 상식에 반하는 결과가 정당한 절차에 저해될 가치인지 심히 의문입니다. 그리고 생전 유언을 통해 피상속인의 의사를 고려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있다는 주장은 피상속인이 주로 어린아이나 학생들로 천안함, 세월호와 같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됨에 따라 상속이 개시된다는 점에서 너무도 비현실적입니다. 어린아이가 자기 죽음에 이르게 할지도 모를 사고를 대비하여 양육 의무를 버린 부모를 상속에서 배제한다는 유언을 미리 해두어야 한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데 그것이 정녕 제대로 된 보편적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며 제대로 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여분 제도 또한 상당한 한계가 있습니다. 특별한 기여가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법원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는데 법원은 기여분의 인정에 매우 엄격할 뿐만 아니라 부모 한쪽의 양육 의무 포기로 인하여 다른 한쪽의 부모가 양육을 전담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부모의 당연한 의무이지 특별한 기여가 아니라고 보고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행 판례의 태도입니다. 따라서 현행 기여분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기여분 제도 역시 제대로 된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또 한편에서는 부양의무를 해태한 경우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법뿐만 아니라 법원의 판단을 통해서 구체화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른 법, 예를 들자면 독점규정의공정거래에관한법률, 상속세및증여세법, 행정소송 등 많은 법에서 현저히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고 현저히의 의미를 법원의 판례를 통해서 구체화 시켜가고 있습니다.


법이라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여야 할 보편적 정의와 상식의 구현입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이 법률의 개정과 제정의 권한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께 위임한 것은 이러한 법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하여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헌법 정신의 구현인 것입니다.


사회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놀라울 정도로 많이 변하였습니다. 가족 제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가족의 권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혈연주의가 아니라 가족으로서의 기본적 의무를 다하여야 한다는 방향으로 사회구성원의 인식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구하라법 국민동의청원은 가족의 존재 이유, 그 의미에 관하여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입니다.


이제 21대 국회가 이제 개원됩니다. 우리 사회가 구하라법이라는 화두를 통해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또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1대 국회에서 구하라법이 반드시 제정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 故 구하라씨 친오빠 구호인씨 기자회견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故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입니다. 우선 21대 국회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시기로 약속해주신 서영교 의원님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의 친모는 하라가 9살 때 그리고 제가 11살이 될 무렵 가출을 하여 거의 20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기간 동안 아버지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전국으로 전전하였고 저희는 할머니와 고모의 보살핌 속에 서로서로 의지하며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며 자랐습니다. 저희에게는 엄마라는 존재가 없었다기보다는 엄마라는 단어가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부를 수 없는 단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라는 겉으로는 항상 씩씩하고 밝은 동생이었지만 항상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사랑을 갈구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동생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하라를 보며 항상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라의 모습은 제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하라는 평생을 친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트라우마와 친모에 대한 뼈에 사무치는 그리움과 싸우며 살아왔습니다. 하라는 생전에도 자신을 버린 친모에 대한 분노와 아쉬움, 공허함, 그리고 그리움을 저에게 자주 토로하였습니다. 하라는 많은 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2019년 11월경 안타까운 사고로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장례를 치르던 중 친모가 갑자기 장례식장을 찾아왔습니다. 친모는 우리 가족들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녹취하고 조문한 연예인들과 인증사진을 남기려고 하는 등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였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신의 친딸 장례식장에서 연예인들과 인증사진을 남기려고 하는 게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하라의 발인이 끝난 후 갑자기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친모 측 변호사들이 저에게 찾아와서 하라 소유 부동산 매각 대금의 절반을 요구하였습니다. 저는 저와 하라를 버린 친모가 이처럼 무례한 요구를 하는 것에 대해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물론 구하라법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소급입법의 원칙상 우리 가족들이 진행하고 있는 상속재산분할사건에는 개정되는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구하라법 입법청원을 노종언 변호사님과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 친모에게 버림받고 평생을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고통받았던 하라와 제 가족 같은 비극이 우리 사회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동생 하라의 이름이 우리 사회를 보다 보편적 정의와 인륜에 부합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기를, 그리고 구하라라는 이름처럼 우리 가족 같은 슬픈 삶을 살아왔던 많은 분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입법 청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구하라법의 통과가 평생을 슬프고 아프고 외롭게 살아갔던 사랑하는 동생을 위하여 제가 동생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하라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록 20대 국회에서는 구하라법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많은 분의 도움으로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도움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