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에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전부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액수를 665억 원으로 판단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노 관장 측 소송대리인단은 19일 "법원이 최 회장 소유의 SK㈜ 주식을 '특유재산'이라고 판단, 재산분할에서 제외한 부분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서울가정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대리인단은 "SK㈜ 주식은 선대 최종현 회장이 최 회장에게 상속·증여한 주식이 아니고, 혼인 기간 중인 1994년에 2억 8000만 원을 주고 매수한 주식"이라며 "이후 경영활동을 통해서 그 가치가 3조 원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그 가치 형성 과정에 노 관장이 내조를 통해 협력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업주부의 내조와 가사노동만으로는 주식과 같은 사업용 재산을 분할할 수 없다고 판단한 법리도 수긍하기 어렵다"며 "내조와 가사노동의 기여도를 넓게 인정하고 있는 최근 판례와 재판 실무에 부합하지 않는 법리적인 오류가 있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윤지상 법무법인 존재 대표변호사는 "1심에서는 SK㈜ 주식은 가정과 분리 관리됐고 노 관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사정을 들어 해당 주식을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이지만 통상의 재산분할 판결과 배치된다"며 "배우자가 가사노동을 하면서 내조 했다면 적어도 '특유재산 유지'에 협력해 재산 감소를 방지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이혼 판결도 이러한 논리를 근거로 가사노동을 하는 배우자의 경우에도 시댁 또는 처가에서 증여 또는 상속받은 재산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넣어 분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산분할에서도 법원은 특유재산을 제외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